"미성년자들, 채팅 앱 피해야"…'나쁜 어른들' 주의보

입력 2023-05-02 17:42   수정 2023-05-02 17:43


채팅앱을 통해 만난 미성년자들을 꾀어내 성 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성매매를 한 '나쁜 어른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제주경찰청은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등으로 20대 A씨 등 3명을 구속하고, 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피의자 대부분 과거 'N번방 사건'과 유사한 방법으로 미성년자 대상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도내 거주하는 중·고등학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20대 A씨는 지난해 말부터 지난 3월까지 채팅앱을 통해 만난 청소년 3명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담배를 사주겠다"고 접근해 특정 신체 부위를 촬영한 사진을 받았고, 직접 피해자들을 만나 공중화장실 등에서 성추행과 불법 촬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교복 입은 청소년을 뒤따라가며 휴대폰으로 교복 치마 속을 불법 촬영하기도 했다. 피해자 중에서는 발달장애 청소년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다만, A씨가 불법 제작한 성 착취물을 판매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20대 남성 B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공중화장실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해 여성들의 모습을 촬영하고, 이를 오픈채팅방 등에서 1점당 5000원~5만원에 판매해 1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B씨의 휴대폰을 압수수색해 그가 청소년과 성관계하며 촬영한 불법 영상을 추가로 발견했다.

50대 남성 C씨는 지난 2∼3월 채팅앱에서 만난 발달장애 청소년에게 "용돈을 주겠다"고 꾀어 3차례에 걸쳐 모텔 등에서 성 매수를 했고, 성관계 과정에서 불법 촬영까지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외에 불구속 송치된 나머지 8명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직접 불법 촬영하거나 인터넷에서 구한 청소년 성 착취 사진과 영상을 텔레그램 등을 통해 대가를 받고 유포 또는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주로 채팅앱으로 대상을 물색하고 대화를 통해 유대관계를 쌓은 뒤 범행을 벌이는 만큼 아동·청소년의 경우 채팅앱 접근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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