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일 국무위원들에게 “부처 직원이나 학교 후배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불편하고 듣기 거북한 훈수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우리보다 아는 게 적을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기성세대가 모르고 청년들이 아는 것이 사실 국정에서 더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민이 더 자랑스러워하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는 10일 취임 1주년을 앞두고 그동안의 성과를 홍보하는 것보다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 미래 세대를 위한 변화에 속도를 내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정권 교체는 나라와 사회를 바꾸기 위한 열망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우리 사회가 얼마나 활기차게 바뀌었는지, 얼마나 따뜻해졌는지, 얼마나 정의롭고 공정해졌는지, 우리의 안보와 안전이 얼마나 더 확보됐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의 속도가 느린 부분은 다음 1년에 더 속도를 내고, 변화의 방향을 수정해야 하는 것은 수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취임 1주년 관련 행사에 대해서는 성과를 홍보하는 자리를 만들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윤 대통령은 “잘난 척하는 행사는 국민 앞에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대통령실 직원들에게도 자화자찬 취임 1주년 행사는 절대 안 된다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미국 국빈 방문 성과도 설명했다.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에 대해 “세계 최강 국가와 70년 동안 동맹을 맺어왔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며 “국가 관계에서 고마운 것이 있으면 고맙다고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맹이 70년간 이어져 오는 동안 대한민국이 성장하고 발전해온 우리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의 핵심 원천기술과 한국의 첨단 제조 역량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양국은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고 경제적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어 ‘프렌드 쇼어링(우방국 간 공급망 구축)’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유수 바이오 기업들이 한국 생산설비 투자를 늘리고 우리 배터리 기업이 조지아주와 미시간주를 전기차의 허브로 변모시키고 있다”며 “120여 명의 경제인이 함께한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등에서 양국 기업의 공급망 협력에 대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방미 최대 성과로 꼽히는 ‘워싱턴 선언’을 두고서는 “한·미 안보동맹이 핵 기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업그레이드됐다”고 자평했다. 양국이 설치하기로 한 핵협의그룹(NCG)에 대해선 “한·미 간에 1 대 1 관계로 더 자주 만나 더 깊게 논의한다는 점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기획그룹(NPG)보다 실효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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