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비자물가 3.7%↑…14개월 만에 3%대로 하락

입력 2023-05-02 18:35   수정 2023-05-03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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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졌다. 물가 급등을 주도하던 석유류 가격이 크게 하락했고 농·축·수산물 가격도 안정세에 접어든 데 따른 것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2020년=100)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떨어진 것은 2022년 2월(3.7%) 후 처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6월(6.0%) 6%대에 올라선 뒤 7월 6.3%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8월부터 올 1월까지 6개월 연속 5%대 상승률을 보이다가 2월 4.8%, 3월 4.2%로 내려왔다.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물가 안정을 최우선 경제정책 목표로 추진해 왔다. 물가 안정이 전제돼야 소비와 투자를 확대하는 경기 부양책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을 이끌어 온 석유류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6.4% 떨어졌다. 2020년 5월(18.7%) 후 35개월 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신선식품지수도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3.1% 상승했다. 전월(7.3%)보다 상승폭은 크게 낮아졌다.

정부는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3%대에 진입한 물가 상승률의 안정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올 들어 하락폭이 커지면서 물가 상승 흐름이 둔화하고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기 가스 수도 등 공공요금 인상 여부에 따라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 통계청 설명이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료는 전년 동월 대비 23.7% 올랐다. 전월(28.4%)보다는 상승폭이 축소됐지만 2개월 연속 20%대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6% 올랐다. 전월(4.8%)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다소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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