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인천 동춘동 이마트 연수점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마트 연수점은 6개월 간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한달 전 문을 열었다. 이마트는 연수점을 리뉴얼 하면서 장보기는 물론 보고, 먹고, 즐기고, 문화를 향유하는 '미래형 점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간을 점유하는 회사”라는 정 부회장의 발언에는 마트가 쇼핑공간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해야한다는 시각이 고스란히 담긴 셈이다.
리뉴얼을 거치면서 되레 이마트가 직접 운영하는 판매 공간 비중은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 이마트는 연수점의 전체면적 1만8512㎡ 중 약 70%를 차지하던 매장 면적을 절반 이상 축소했다. 대신 매장 입구와 2층을 전국 각지의 맛집과 패션 브랜드 등 총 82개의 독립 임대매장이 있는 ‘더 타운몰’로 꾸몄다. 1층엔 프로야구 SSG랜더스 선수들의 락커룸을 재현한 ‘랜더스 광장’, 2층엔 국내 최초의 트램폴린 테마파크 ‘바운스 칠드런스파크’ 등도 만들었다.
쇼핑 공간은 줄었지만 돈을 더 많이 벌어들이게 된 셈이다. 복합문화공간은 주로 백화점이나 교외형 아웃렛 등 고급형 소비가 많이 이뤄지는 점포에서 도입하는 추세다. 정 부회장은 이같은 소비 트렌드를 대중형 마트로 불러왔다. 유통 점포들이 이같은 방향으로 체험형 콘텐츠에 힘을 주는 이유는 이색 경험을 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점포 이미지를 탈바꿈하고 정기 방문하는 젊은층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온라인 공간에선 볼 수 없는 이같은 이색 체험은 오프라인 공간이 가지는 강점이다.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매출이 줄고 있는 오프라인 점포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 복합문화공간형 점포라고 볼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얻을 수 있는 홍보 효과도 덤이다. 참치 해체쇼나 치킨 튀기는 로봇 등은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 각종 SNS를 통해 영상이 올라오고 사진이 게재되는 등 화제가 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점포에서 체험형 행사를 기획할 때 SNS에 올리고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을 만큼 특별하고 이색적인 요소를 심어주는 게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기조에 따라 이마트는 2020년 이마트타운 월계점 리뉴얼을 시작으로 체험 요소를 강화한 공간 재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장 리뉴얼은 2020년 9개점, 2021년 19개점에 이어 지난해 8개 점포에서 진행됐다. 이를 바탕으로 이마트의 기존점 매출은 10개 분기 연속 신장했다. 2022년 4분기 매출 신장율은 7.8%에 달했다.
오는 7월에는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이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거쳐 재개장할 예정이다. 연수점과 킨텍스점을 필두로 이마트는 올해 10여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고객에게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신세계 유니버스' 확장을 위한 핵심 전략의 하나로 매장 리뉴얼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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