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S엔 수익 났는데" 알고보니…주부 등 100명 넘게 당했다

입력 2023-05-03 10:29   수정 2023-05-03 10:49


가짜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유튜브 라이브 방송 등으로 투자자들을 속이며 수백억원을 챙긴 일당이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통신사기피해 환급법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40명을 검거해 이 중 총책 A씨 등 13명을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가짜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투자 리딩방을 운영해 2021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107명으로부터 25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유튜브 채널과 무작위 전화, 카카오톡 메시지 등으로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진입 절차가 까다롭고 운용이 복잡한 해외 선물거래를 쉽게 해주겠다며 "믿고 돈을 맡기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설득했다.

구독자 수가 8만∼13만이나 되는 4개의 투자 유튜브 채널도 피해자들을 유혹하는 데 한몫했다. A씨 등은 대포폰 등을 이용해 유튜브 실시간 라이브 방송 접속자 수도 조작했다.

운영하는 회사 이름도 해외 유명 자산운용사들을 사칭했다.

이렇게 A씨 일당의 꼬임에 넘어간 피해자들은 투자금을 입금하고 HTS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HTS 화면상에서는 실시간으로 거래가 진행되고 수익도 발생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본 거래 장면은 모두 연출된 가짜로 실제 돈은 A씨 일당의 대포통장으로 입금돼 다른 곳에 쓰이고 있었다.

이후 피해자들이 수익금 지급을 요청하면 일정 금액을 돌려주기도 했다. 하지만 큰 금액을 환급해달라고 하면 "1일 출금 한도가 있다"며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투자 경험이 별로 없는 고령자나 주부 등으로 투자금은 수백만원에서 10억원 이상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경찰에 피해 신고 접수된 금액만 255억원 정도이고 전체 계좌를 조사해 보니 3000억원 정도의 돈이 이들의 계좌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2022년부터 조직원들을 검거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40명을 검거했다. 또 가담자들이 취한 범죄수익금 전액을 기소 전 추징보전 신청해서 현재까지 33억6000만원을 인용 받았다.

경찰은 해외 도피 중인 공범 2명을 쫓으며 A씨 일당의 은닉 재산을 추적해 추가 환수할 방침이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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