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를 위해 1조원 규모 펀드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펀드를 통해 PF 브리지론 단계의 사업장을 선별해 본 PF로 넘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캠코는 PF 사업장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한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 선정 계획을 공고했다. 1조원 규모 펀드로 캠코 자금 5000억원을 투입한다. 캠코가 5개사에 1000억원씩 출자하고 운용사가 각각 1000억원 이상을 끌어와 최소 1조원을 마련한다. 5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NH) 등이 출자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캠코는 다음달쯤 운용사를 선정하고 오는 8월부터 가동할 전망이다.
캠코 위탁 운용사의 지원 대상은 주로 PF 브리지론 단계에 있는 사업장이다. 계획보다 사업성이 저하돼 금융 비용을 변제하기 어렵거나 본 PF 전환, 만기 연장 등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추가 금융 조달이 어려운 곳이다. 착공 전 본 PF 사업장도 투자 대상으로 검토한다.
PF 정상화 지원 펀드는 이번 PF 대주단 협약과 연계해 운영한다. PF 대주들이 이번 PF 협약에 따라 공동관리를 신청해 자율협의회를 개최하면 캠코 펀드도 정상화 과정에서 함께 협의를 진행한다.
본 PF로 넘어가지 못하는 PF 브리지론 사업장은 채무를 조정하는 ‘헤어컷’을 통해 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각 운용사는 PF 채권을 인수·결집한 뒤 채권의 권리관계를 정리하고 법률 이슈 등을 해소해 사업·재무구조를 재편한다. 이를테면 대주단 자금 300억원이 투입된 브리지론 사업장을 캠코 위탁 운용사가 30% 헤어컷을 적용해 210억원에 인수하는 식이다.
기존 대주단은 210억원을 받고 빠져나가고 위탁 운용사는 본 PF로 넘어가기 위한 개발 작업을 한다. 운용사는 이 같은 브리지론 사업장을 정상화하는 목적으로 최소 전체 펀드의 60% 이상을 의무 투자해야 한다.
또 캠코 위탁 운용사는 사업 정상화를 위한 필수 사업비 조달이나 본 PF 전환 목적의 신규 자금 대출을 통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펀드 자금의 20%를 사용해야 한다. 나머지 20%는 운용사 재량에 따라 투자할 수 있다.
캠코 관계자는 “선순위 대주들이 양보해주지 않고 공매로 이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선순위 채권만 인수하는 방법, 중·후순위를 출자 전환해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시키는 방법처럼 여러 가지 방식이 쓰일 수 있다”며 “보수적인 방식부터 외과수술적인 방식까지 활용해 사업장 정상화를 이끌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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