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대항마라더니…루시드, 1분기 순손실 9.6배 급증

입력 2023-05-09 07:46   수정 2023-05-09 09:37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테슬라 대항마로서 기대를 모았던 럭셔리 전기차 업체 루시드가 지난 1분기에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했다.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손실 폭은 전년 동기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루시드는 8일(현지시간) 1분기 매출이 1억4940만달러로 전년 동기(5770만달러)보다 158.9%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추정치 2억99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7억7950만달러로 전년 동기 8130만달러보다 9.6배 급증했다.

생산이 늘어나며 매출은 증가했지만 손실은 더욱 커지는 구조를 아직은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원자재 및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생산량을 계획한 만큼 늘리지 못했던 상황이다. 때문에 연간 생산량 목표치를 수차례 하향 조정했다. 올해는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늘어난 만큼 손실도 커지는 상황이다.

루시드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7.71달러로 0.25% 하락했으며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8.69% 떨어진 7.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의 관심은 루시드가 손익분기점을 넘을 때까지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지에 쏠린다. 루시드는 1분기 말 약 34억달러의 현금과 약 7억달러의 신용 라인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총 41억달러를 동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44억달러와 5억달러의 신용 라인을 확보하고 있었던 것에 비해 1분기 만에 12억달러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셰리 하우스 루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 2분기까지 운영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올해 생산량 목표도 다시 한번 보수적으로 설정했다. 피터 롤린슨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할 예정"이라며 "상황이 허락하는 한 더 많은 차량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전사적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공개한 올해 생산량 목표치(1만~1만4000대)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언급한 것이다.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도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했다. 올해 1만대 이상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는 지난 2월 공개한 예약 물량(2만8000대 이상)에 크게 못 미친다. 또 1분기 생산량은 2314대에 이르지만 인도량은 1406대에 그쳤다. 생산량을 늘리긴 했지만 판매가 기대 만큼 되지 않아 약 900대 가량의 재고가 쌓인 셈이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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