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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의 우려 가운데 진행됐던 1분기 어닝시즌의 최대 화두는 인공지능(AI)이었다. 챗GPT 열풍으로 빅테크 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들 마저 앞다퉈 생성형 AI를 도입하면서 AI가 기업들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적 발표 때 AI 언급 300회 이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챗GPT를 앞세운 생성형 AI가 미국 주식시장을 뒤흔들면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AI에 대한 언급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알파센스에 올 들어 현재까지 분기 실적을 발표한 전 세계 각 기업의 컨퍼런스콜에서 '생성형 AI'를 언급한 것은 300회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문구는 작년까지만 해도 거의 언급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오픈AI가 챗GPT를 발표한 뒤 '생성형 AI'가 어닝시즌의 주인공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앞서 지난 7일 블룸버그통신은 S&P500 기업의 컨퍼런스콜에서 AI나 AI 동의어를 언급한 횟수는 실적 발표 기준 지난해 4분기 433건에서 올해 1분기 993건으로 대폭 증가했고, 올해 2분기에는 1000건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특히 생성형 AI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플랫폼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와 관련된 발언을 쏟아냈다. 생성형 AI 경쟁의 추격자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AI를 20여차례 언급하면서 회사의 AI 전략을 설명하는데 6분이나 할애했다. 세계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을 이끄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AI의 잠재력은 거대하며 매우 신중하게 제품에 AI를 접목시킬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심플리에셋매니지먼트의 마이클 그린 수석 전략가는 "AI는 초기 구현 과정에서는 과대평가돼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적 투자자도 "AI에 베팅"
월스트리트에서도 이런 생성형 AI를 중요한 투자 대상으로 추천하고 있다. 미국의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인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곧 현실화할 경기침체를 대비할 투자 대안으로 인공지능(AI)을 꼽았다. 그는 9일 손인베스트먼트컨퍼런스에 참석해 "AI는 매우 현실적이며 인터넷이 세상을 바꿨던 것처럼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며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이 터졌을 때처럼 현재 기술주 거품이 터지면 AI가 아름다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2000년대 초 닷컴버블이 터진 뒤 현재의 기술주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끌었던 10년 강세장을 언급한 것이다. 애플, 구글, 메타 등 현재 기술주 다음으로 AI가 주식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드러켄밀러는 AI와 관련 투자로 "현재 엔비디아와 MS 두 가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며 "엔비디아는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잘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AI의 머신러닝에 필요한 연산에 적합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로 올 들어서 주가는 95.5% 상승했다.
생성형 AI 경쟁의 선두주자인 MS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줄을 잇고 있다. 투자회사 번스타인은 이날 내놓은 투자자 메모를 통해 "MS가 클라우드 서비스에 AI를 결합하고 더 많은 사용자들이 클라우드를 이용하고 있다"며 "클라우드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파일럿'이라는 AI 챗봇 기능을 탑재한 제품군의 판매가 늘고 MS의 클라우드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MS는 지난 3월 생성형 AI를 검색엔진 빙에 결합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올 들어 주가는 28.0% 상승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신정은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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