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유통시장 정체 속에서도 1분기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연간 흑자 목표 달성을 향한 순조로운 첫발을 뗐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억677만달러(약 1416억원)로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2억571만달러)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고 10일 밝혔다. 3개 분기 연속 흑자이자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1억달러선을 넘어선 것이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 7742만달러(약 1027억원), 4분기 8340만달러(약 115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1분기 매출은 58억53만달러(약 7조6915억원)로 13%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순이익도 9085만달러(약 1205억원)로 지난해 동기(당기순손실 2억929만달러)와 비교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3·4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도 연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쿠팡이 올해는 1분기부터 흑자로 출발하면서 2010년 창업 이래 첫 연간 흑자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은 또 지난 12개월 누적 잉여현금흐름이 처음으로 4억5100만달러(약 598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뛰어난 운영 역량에 힘입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조정 기준 세금과 이자,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억4091만달러(약 3194억원)였다.
지난해 -1.8%였던 마진율이 4.2%까지 상승하며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됐다.
쿠팡플레이·쿠팡이츠·해외사업·핀테크 등 신사업 매출은 1억5001만달러(약 1989억원)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17% 줄었다.
음식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의 매출 감소 영향이 컸다.
다만, 조정 EBITDA 손실은 4745만달러(약 629억원)로 손실 규모가 지난해(9374만달러)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1분기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물건을 구매한 적이 있는 활성고객은 1901만명으로 지난해 동기(1811만명) 대비 5% 늘었다.
1인당 고객 매출은 305달러(약 40만4000원)였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호실적의 배경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다양한 상품 제공 △오픈마켓 제품의 로켓배송 확대 △소비자 혜택을 축소하지 않고도 마진을 개선한 운영 효율화를 꼽았다.
그는 "향후 3년 내에 5500억달러(약 7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거대한 유통시장에서 쿠팡의 시장점유율은 아직 한 자릿수로 우리 여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더 공격적인 사업 전개 의지를 내비쳤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와 사별 실적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의 유통 부문 시장점유율은 4.4%로 신세계그룹에 이어 2위권이다.
그는 또 멤버십 혜택을 꾸준히 확대해나가겠다면서 "와우 멤버십을 지구상 최고의 서비스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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