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반(反)독점 규제 당국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블리자드 인수합병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거부로 인수합병이 사실상 불발됐다는 우려가 퍼졌지만, EU의 승인으로 인해 인수가 완료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EU 집행위원회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를 승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U 집행위가 예고한 시점보다 이른 15일께 결정할 방침이다.
EU 반독점 규제 당국은 지난해 11월 조사를 시작한 뒤 마이크로소프트가 경쟁을 저하할 위험이 낮다고 판단했다. MS가 경쟁업체와 연달아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서다. 엔비디아, 부스터로이드, 유비투스 등 경쟁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뒤 인수를 완료할 방침이다. 블리자드의 게임을 경쟁 플랫폼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할 경우 닌텐도, 액티비전에서 출시한 게임을 MS의 플랫폼에 도입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게임 플랫폼 스팀의 소유주인 밸브는 MS를 신뢰한다며 별도 계약을 거절한 바 있다.
영국이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거부한 지 약 3주 만에 나온 결정이다. 반독점 규제기관인 경쟁시장 청은 지난달 26일 클라우드 게임 시장 경쟁 약화를 우려해 인수 거부 의사를 밝혔다. MS와 블리자드는 즉각 항소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경쟁시장청은 경쟁 저하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실용적 방법을 거부했고 영국의 기술 혁신과 투자를 위축시킨다”고 말했다.
MS가 블리자드 인수를 완료하기 위해선 미국과 EU, 영국 경쟁 당국의 승인이 남은 상황이다. 앞서 지난 3월 일본 당국은 인수를 승인한 바 있다. 미국 거래위원회(FTC)는 이번 인수합병이 게임 시장에서 경쟁을 축소할 것이란 우려를 여러 차례 내비쳤다.
만약 미국에서 승인될 경우 IT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 성사된다. MS는 지난해 초 687억달러를 들여 블리자드를 인수했다. 블리자드와 합병하게 되면 MS는 세계 3위 규모의 비디오 게임 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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