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가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집중 매수가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는 현대차와 기아가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두 종목을 향한 공매도 물량이 쌓이고 있어 주가 상승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며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2000원(0.95%) 내린 20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21만1500원까지 오르며 전일에 이어 52주 신고가를 또 경신했다. 기아는 0.11% 오른 9만100원에 마감했다. 기아도 9만1900원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두 종목의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은 각각 37.7%, 51.9%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1.4% 올랐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 상승을 이끈 건 외국인투자자다. 외국인은 전일까지 11거래일 연속으로 현대차를 사들였고, 기아에 대해선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수다. 외국인이 연초부터 현대차와 기아를 순매수한 금액은 각각 1조1550억원, 5270억원에 달한다. 연기금도 동참하고 있다. 같은 기간 현대차를 2000억원, 기아를 27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연기금이 두 종목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실적때문이다.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3조59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3% 상승했다. 기아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2조8740억원을 기록하며 1년 사이 78.9% 급증했다.
증권가는 현대차와 기아의 호실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는 2분기 3조59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한 수준이다. 기아도 2분기 3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또 한 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에선 현대차와 기아가 해외 시장에서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내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 부진이 있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차량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CKD(반조립제품 생산)공장 10만대 건설을 계획하는 등 사우디와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또 제네시스를 통해 중동 지역 최상류층을 대상으로 한 사업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들어 공매도 물량이 늘어나는 점은 주가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전일 현대차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3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19일(145억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은 4.4%를 기록했다.
공매도 대기 자금 성격의 대차거래 잔고 역시 증가세다. 현대차의 대차잔고는 지난해 말 9626억원에서 지난 9일 기준 1조6062억원으로 66.8% 급증했다. 기아의 대차잔고는 9422억원으로 지난해 말 5496억원 대비 4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문형민 기자 mhm9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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