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을 넉 달째 둔화 국면으로 판단했다. 수출과 설비 투자 부진으로 제조 업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처음 한국 경제를 '둔화' 국면으로 진단한 이후 넉 달째 같은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판단 근거로는 수출 및 설비 투자 부진 등 제조업 업황 악화 꼽았다. 3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 4월 수출은 반도체 등 부진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2% 감소했다.
내수는 완만한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3월 기준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 소매판매는 0.4% 증가했다.
4월 소매판매는 소비자심리지수 상승,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5.1로 전월(92.0)보다 상승했다. 4월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보다 1191.8% 증가했고, 같은 기간 카드 국내승인액은 5.6% 늘었다.
다만 4월 백화점 매출이 1년 전보다 0.8% 감소한 것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할인점 매출이 2.6% 증가한 것도 특징으로 지목됐다.
물가 상승세는 지속해서 둔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전달(4.2%)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농축수산물 가격의 오름폭이 3월 3%에서 4월 1%로 축소되고, 같은 기간 석유류 가격 하락 폭이 -14.2%에서 -16.4%로 확대된 영향이다.
다만 누적된 원가 부담과 여행 수요 회복 등으로 개인서비스 가격의 오름세는 지속하고 있다. 4월 개인서비스 가격은 6.1%로 3월(5.8%)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고용은 취업자 수 증가 폭 축소됐다고 언급했다. 4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35만4000명 증가했다. 3월(46.9만명)보다 증가 폭이 급감했다.
주택시장은 매매 및 전셋값 하락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전월 대비 매매가격 증감률은 2월 -1.15%, 3월 -0.78%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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