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기면 어때? 반값인데"…'B급 농산물' 마케팅이 뜬다 [이미경의 인사이트]

입력 2023-05-12 13:01   수정 2023-05-12 13:07


날씨가 따뜻해지며 농작물 가격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밥상 자주 오르는 몇몇 품목은 여전히 평년 대비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유통업계는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기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물량을 매입하거나 'B급 상품'을 판매하는 행사를 선보이고 있다.

12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도매시장에서 국내산 감자는 ㎏당 2947원에 거래됐다. 전주 대비로는 3.6% 소폭 비싸졌지만 평년(2013~2022년) 5월 평균 가격인 1424원에 비하면 106.6% 폭등한 것이다. 같은 날 호박 도매가격 역시 ㎏당 2484원으로 전주 대비 34.4% 비싸졌다. 전년 동월에 비하면 112.5% 높은 가격이다.

유통업계는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세가 높게 유지되고 있는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못난이 상품 판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오는 14일까지 전 점에서 ‘정부비축 제주 상생무’를 판매하는 것이 그런 사례다. 정부비축 제주 상생무는 통상적으로 취급하는 '특'등급의 상품과 비교해 조금 작거나 외관에 흠이 있는 'B급 상품'이다.

최근 무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테란에 따르면 지난 11일 국내산 무 도매가격은 ㎏당 624원으로 전주 대비 5.7% 떨어졌지만 평년(512원)에 비하면 21.9% 비싼 가격에 판매됐다. 농자재 가격·인건비 인상 등 생산비용이 높아진데다 겨울철 주산지인 제주의 기상악화가 겹친 탓이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작년 12월~올해 2월 제주도 평균기온은 7.2도로 평년(1991~2020년)과 비슷했지만 기온 변동폭이 유독 컸다. 특히 올해 1월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가장 큰 기온 하강폭(18.6도)을 기록하고 호우까지 발생해 무 생육이 부진했다.

롯데마트와 롯데쇼핑은 소비자들에게 제주산 무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업해 제주산 무 비축 물량을 50t 확보했다. 판매 가격은 개당 990원으로, 일반 소매 시세보다 약 50% 저렴하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편의점 CU 역시 최근 편의점에서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못난이 상품'을 저가에 판매한다. 못난이 상품은 작물의 크기가 균일하지 않거나 미세한 상처가 있지만 섭취에는 문제가 없는 상품들이다.

CU는 이를 위해 '싱싱상생'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해 파프리카, 깐마늘, 감자 등을 평균 시세보다 30~4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일례로 싱싱상생 깐마늘은 100g당 1170원으로, 동일 마늘 납품처가 판매하는 일반 깐마늘 가격(2000원) 대비 42% 저렴하다.

CU는 싱싱상생이 최근 가파르게 오르는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달 중 오이, 애호박 등으로 판매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웰스토리는 식자재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고물가 부담을 덜기 위해 일반 상품 대비 5~10% 저렴한 실속형 엽채류 상품 12종을 공급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달에도 구내식당 30여 곳에 사과와 참외로 구성된 친환경 못난이 과일 2종 세트를 선보인 바 있다. 이를 통해 일주일 만에 약 2만 개의 과일을 유통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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