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조선주로 몰리고 있다. 실적 개선 기대감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특히 대우조선해양을 주목하고 있다. ‘한화오션’으로 새 출발을 하면 조선주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대우조선해양을 140억원 순매수했다. 지난 9일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다. 다른 조선주에도 개인의 매수세가 몰렸다. 현대미포조선을 220억원, 삼성중공업을 130억원 사들였다.
조선주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년간 확보한 대규모 수주로 올해부터 빠른 실적 정상화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조선업종의 흑자 기조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의 추가 수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실적에 반영되는 건 2021년 수주했던 물량"이라며 "이후 선박 가격이 올랐고, 수주 물량도 늘어났기 때문에 분기가 지날수록 흑자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LNG운반선 선가는 2억5600만달러로 지난해 4월 대비 14% 상승했다. 다른 선박의 가격도 10~20%가량 올랐다.
증권업계는 올해 들어 주가가 33% 오른 대우조선해양을 주목하고 있다. 오는 23일 열리는 대우조선해양 임시 주주총회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임시 주총에서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바꿀 예정이다. 특히 업계는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에 오른 점을 주목했다. 김 부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이사진에 합류했기 때문에 경영정상화와 실적 회복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화로부터 인수가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빈 슬롯을 채우기 위한 노력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오션으로의 새 출발은 조선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기선 HD현대 대표는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 “업계에서 적자수주 관행이 없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한 바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이 수주 실적을 과도하게 늘리려고 저가 수주 출혈 경쟁을 주도한 면이 있었다”며 “한화오션 출범 이후 공정 경쟁 및 시장 질서가 회복되고 업계 전반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형민 기자 mhm9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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