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품으로 속여 국내로 반입시킨 마약을 유통한 업자가 구속 송치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12일 성인용품을 가장해 필리핀에서 밀반입한 마약류를 유통한 혐의로 A(48)씨를 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11월부터 발기부전 치료제 등으로 속여 국내로 반입된 필로폰과 합성대마·엑스터시 등 마약류를 유통하고 범죄수익금 중 7억원가량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필리핀에 은신하다가 작년 10월 검거된 A씨를 지난 4일 국내로 송환해 이틀 뒤 구속했다. A씨는 마약류관리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외국환거래법·전자금융거래법·금융실명법·주민등록법 위반 등 6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A씨가 속한 조직 유통·판매책 13명과 이들에게서 마약을 매수·투약한 58명을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 이 가운데 유통·판매에 가담한 8명과 상습 투약자 1명은 구속됐다.
A씨 조직은 '고액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며 유통·판매책을 모집했다. 구글과 트위터에 마약 판매 광고 글을 올리고 정해진 장소에 마약을 숨긴 뒤 구매자가 찾아가는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했다.
마약을 매수해 투약한 58명 중 44명은 20∼30대였고 27명은 호기심에 마약을 처음 접했다. 운반책 1명과 투약자 4명은 미성년자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필로폰 535g, 합성대마 476g, 엑스터시 167정, 케타민 163g을 압수했다. 7만9000여 차례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시가는 17억8000만원에 달한다. 범죄수익으로 추정되는 1천400만원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상자산 계좌를 포함한 4개 계좌를 통해 마약을 사고팔았고 거래금액은 10억6천만원가량"이라며 "여기에 마약 '던지기'가 이뤄진 450곳 중 250여 곳에서 수거한 마약이 시가 17억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당초 A씨를 총책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현재 필리핀에 체류하며 조직·자금 관리를 총괄하는 '윗선'이 따로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 인물의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인터폴에 수배해 강제송환을 추진할 전망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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