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처럼 기술적으로 최첨단에 있는 시장에 먼저 진출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입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챗봇 바드를 한국어와 일본어로 먼저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있는 구글클라우드 사무실(구글MP1)에서 열린 글로벌 언론간담회에서다. 구글은 전날 미국 마운틴뷰에서 연 연례 개발자회의 I/O에서 바드를 세계 180개국에 전격 공개했다.
첨단 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한국과 일본에서 생성형 AI도 빠르게 확산할 것이란 기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국가의 언어로 구글이 생성형 AI를 먼저 내놓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영어와 다른 언어적 특성도 이유로 들었다. 피차이 CEO는 “영어의 관점에서 한국어와 일본어는 굉장히 멀리 떨어진 언어”라며 “AI를 개발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모든 것을 일깨워주고 다른 언어로 작업하는 것을 쉽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AI의 기반이 되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학습시킬 때 영어에 편중하면서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어순이 정반대인 한국어와 일본어를 학습하면서 보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별도로 열린 간담회에선 구글과 삼성의 협업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이 부각됐다. 에릭 케이 구글 엔지니어링·플랫폼·에코시스템 담당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혁신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구글 픽셀 폴드 출시는 혁신의 확장이며 삼성 폴더블폰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선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모바일플랫폼솔루션(MPS)팀장(부사장)도 “두 회사는 혼합현실(XR)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니베일=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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