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째 '경기둔화'…내수는 회복 지속

한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정부 전망이 넉 달째 이어지고 있다. 내수가 회복되고 있지만 수출과 설비투자가 부진해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그린북에서 처음으로 한국 경제를 둔화 국면으로 진단한 후 4개월 연속 같은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 둔화의 핵심 원인으로는 수출 부진을 꼽았다. 4월 수출은 주력 산업인 반도체의 부진이 이어지며 전년 동월 대비 14.2% 줄어들었다.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세다. 무역수지는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 등으로 이어지는 설비투자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3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2.2% 감소했고 건설투자도 3.3% 줄었다.

정부는 내수는 완만한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3월 기준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 소매판매는 0.4% 증가했다. 소매판매가 개선된 원인으론 소비자심리지수 상승,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을 꼽았다.

물가는 지속적으로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전달(4.2%)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경기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정부 예측과 달리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3월)는 98.2로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에 대해 “하반기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도 나오고 있다”며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좋아지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