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요금 올렸지만 '냉랭'…올 들어 한전 11%·가스공 28% 하락

입력 2023-05-15 13:40   수정 2023-05-15 13:44



정부가 2분기 전기·가스요금을 올리기로 결정했지만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를 향한 시장의 반등은 시큰둥하다. 실적 부진을 이겨낼 정도의 인상폭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증권업계는 두 종목에 대해 단기간 안에 주가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들어 한전과 가스공사 주가는 각각 11%, 28% 하락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부터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8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가스요금도 메가줄(MJ)당 1.04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전기와 가스요금 모두 현재 요금 수준과 비교해 5.3% 올랐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전기·가스요금을 지속 조정해왔음에도 과거부터 누적된 요금 인상 요인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며 “또 한전과 가스공사의 경영을 정상화하려면 일정 부분 전기·가스요금의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전은 지난 2021~2022년 38조5000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고, 올해 1분기에도 6조2000억원의 적자가 추가됐다. 가스공사의 도시가스 미수금도 1분기 기준 11조6000억원까지 늘어났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가스 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한전은 정부의 이번 조치로 올 하반기에 2조3000억원가량의 영업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2분기 요금 인상폭(8원)이 당장 실적 정상화를 가능하게 할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내 사채 발행한도 추가 상향이 요구되지 않는 요금 인상폭은 약 kWh당 20원 내외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적 및 주가 회복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와 다가오는 총선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충분한 전기요금 조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이에 아직 반등을 점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가스공사의 경우 3분기까지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가스공사 2분기와 3분기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예상치는 각각 -256억원, 3분기 -626억원이다. 1분기에 당기순이익 1394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이 크게 위축되는 셈이다.

이에 최근 일주일(5/8~5/15) 사이 신영증권(5만원→4만7000원), 신한투자증권(5만1000원→4만1000원), 키움증권(4만7000원→3만8000원), 하나증권(4만원→3만5000원)이 가스공사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현재 한국전력은 전 거래일보다 320원(1.62%) 내린 1만93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을 마쳤다. 가스공사도 1.51% 하락한 2만61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초와 비교해 한전 주가는 11.1%, 가스공사는 27.9% 하락했다. 이 기간 기관투자자는 한전과 가스공사를 각각 2100억원, 860억원 팔아치웠다. 외국인투자자는 가스공사만 820억원 순매도했다.

문형민 기자 mhm9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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