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리는 방탄복' 5만벌 장병 입혔다

입력 2023-05-18 18:13   수정 2023-05-19 00:45

우리 군 장병들이 사용 중인 방탄복(사진)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납품업체가 성능시험 대상 부위에만 방탄소재를 덧대는 ‘꼼수’를 썼는데도 군당국이 이를 용인했다.

감사원이 18일 공개한 ‘장병 복무여건 개선 추진 실태’ 감사보고서를 보면 방위사업청 산하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는 지난해 2~8월 A사가 설계한 방탄복에 대해 사격 등 성능시험을 실시한 뒤 기준을 충족한다고 품질보증을 해줬다. 보증에 따라 A사는 5만6820벌(108억원 규모)의 방탄복을 군에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군 규정에 따르면 방탄복은 사격 시험 시 후면 변형량(찌그러진 정도)이 44㎜ 이내여야 한다. 후면 변형량이 이를 초과하면 방탄복 착용자의 장기가 손상될 수 있다. 후면 변형량 측정은 통상 상단과 하단 좌·우측 세 곳을 대상으로 한다.

감사원은 A사가 납품한 방탄복에서 후면 변형량 측정이 이뤄지는 상단과 하단 좌·우측에만 방탄소재가 기존 50겹에 여섯 겹이 추가로 덧대진 점에 주목했다. 방탄복의 유연성은 가운데 지점에서 측정하고, 후면 변형은 덧댄 부위에서 시험한다는 점을 고려해 ‘시험 통과용 제품’을 설계한 것이다.

국기연은 특정 부위에만 방탄소재가 덧대져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제작을 승인했다. 같은 해 5월엔 ‘A사가 방탄시험을 하는 특정 부위만 보강해 성능을 조작했다’는 제보가 접수됐지만 묵살했다.

감사원은 A사 방탄복에 사격시험을 해봤다. 그 결과 방탄소재를 덧대지 않은 가운데 부분에서는 후면 변형량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국기연은 “감사원의 성능 시험은 구매요구서의 시험방법 및 기준과 다르게 수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감사원은 방위사업청에 A사를 대상으로 대체납품(교환) 요구 등 조치를 하고, A사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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