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거리로 치는게 아니야."
한국 골프의 '전설' 최경주(53)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의 간판 장타자 김비오(33)와 정찬민(24)에서 '한 수' 보여줬다. 18일 제주도 서귀포 핀크스GC(파71.7326야드)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 1라운드에서다.
이날 최경주는 전년도 이 대회 챔피언인 김비오, 이달 초 GS칼텍스·매경오픈 우승자 정찬민과 한 조에서 경기를 펼쳤다. 김비오는 현재 코리안투어 비거리 1위를 달리는 대표 장타자다. 정찬민은 압도적 인 피지컬에 폭발적인 장타로 '한국의 욘 람'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경주는 현재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만 50세 이상 선수들이 출전하는 챔피언스 투어를 병행하고 있다. 챔피언스 투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영원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코리안투어에서 가장 뜨거운 두 선수와 맞붙은 최경주는 1번홀(파4)에서부터 정교함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김비오와 정찬민은 코리안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다웠다. 우드로도 각각 287야드, 274야드를 보냈다.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김비오는 세번째 샷만에 그린에 올려 파 세이브를 했고, 정찬민은 티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내 2온에 성공했지만 버디퍼트에는 실패해 파로 첫 홀을 마쳤다.
최경주는 티샷 비거리가 가장 짧았다. 드라이버로 153야드를 보냈고 벙커에 빠뜨렸다. 하지만 '벙커의 신'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벙커에서 친 샷은 108.7야드를 날아 핀 2m 옆에 붙었고 버디를 잡아냈다.
이날 경기는 제주의 악천후로 4시간 넘게 지연됐다. 때문에 오후조였던 최경주는 오후 4시를 훌쩍 넘겨서야 티오프를 했다. 오후 6시 현재 6번홀까지 최경주는 버디 2개를 잡아 2언더파로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찬민은 1언더파, 김비오는 3오버파를 기록했다.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앞세운 이재경이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19일 잔여라운드를 치른 뒤 2라운드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제주의 변덕스러운 날씨가 가장 큰 변수이지만 22일을 예비일로 잡아두며 72홀 대회로 완주하겠다는 의지다.
서귀포=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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