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우려로 연초 대비 8% 넘게 오른 금값이 ‘랠리’를 지속해 연말께 역대 최고치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는 지난 18일 홈페이지에 ‘지금 금을 사야 하는 3가지 이유’라는 글을 게재했다.
전 세계 통화당국이 대량으로 금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이 첫 번째 근거다. UBS에 따르면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금을 순매수했다. 2022년 연간 매수량은 전년(450t)의 2배 이상인 1078t으로, 1950년 이후 최대치다. 세계금위원회는 각국 중앙은행이 올해도 약 700t을 비축할 예정인 것으로 내다봤다. 2010년 이후 이 수치는 평균 500t 미만을 유지해왔다. 마크 헤펠레 UBS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어 이런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이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등 자산을 동결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달러화 약세가 장기화하고 있는 것도 금 가격을 지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통상 금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금 선호도가 높아진다. 역사적으로도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금값이 오르고, 그 이후 6~12개월간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는 패턴이 나타났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1년 새 0.2% 하락했다. 헤펠레 CIO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 사이클 종료를 예고해 달러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위험이 걷히지 않고 있다는 점도 금 가격을 밀어 올릴 요인으로 거론된다. 예상 대비 낮았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6개월 연속 후퇴한 제조업 활동, 작년 11월부터 위축된 소비심리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이 성장 둔화를 가리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UBS는 금 가격이 연말까지 트로이온스당 2100달러, 내년 3월까지 2200달러를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상 최고치는 2020년 8월 기록한 트로이온스당 2069.4달러(종가 기준)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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