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아마존을 비롯한 미국 소매업체들이 반품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급증하는 반품 비율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하자 각종 채찍과 당근을 동원해 환불 고객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반품 문제를 해결하는 게 미국 소매업체들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고 보도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자연스레 환불 요구 비율도 증가해 반품에 쏟아붓는 소매업체들의 비용이 급증했다고 WSJ는 전했다. 반품 관리 회사인 나르바르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소매업체들의 반품률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14% 증가했다.
물건을 받은 소비자가 환불을 신청하면 소매업체들의 배송비, 보관비, 인건비 등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이 때문에 반품이 소매업체들의 가장 큰 비용 요소가 됐다고 WSJ는 지적했다. 나르바르는 평균 100달러 하는 물건을 반품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26.5달러 가량 된다고 추산했다. 아미트 샤르마 나르바르 최고경영자(CEO)는 "반품 건수를 절반으로 줄이면 해당 소매업체의 수익이 약 25% 가량 증가한다"고 말했다.
소매업체들은 반품을 줄이기 위해 가격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업체인 드레드 더 파퓰레이션은 반품하지 않겠다고 동의하는 고객에 물건값을 깎아준다.
자라와 H&M 같은 오프라인 매장이 많은 소매업체들은 반품에 들어가는 배송비나 우편비용을 고객에게 부과하고 있다. JC페니는 우편 반품 시 8달러의 수수료를 고객에 부담시킨다.
반품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goTRG가 지난 3월 미국 소매업체 500곳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66%가 반품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0%였던 지난해 9월보다 6%포인트 상승했다.
미국 내 무료 반품을 확산시킨 아마존은 일부 고객들에게 1달러의 반품수수료를 부과한다. 이와함께 카테고리별로 평균 이상의 반품률을 보이는 제품을 표시했다. 아마존 관계자는 "반품률을 공개함으로써 고객들이 구매 결정할 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반품 비용을 청구하는 소매업체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고 있다. 디지털 분석 업체 퀀텀 메트릭이 미국과 영국 소비자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9%가 반품 비용을 청구하는 소매업체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의 49%는 무료 반품을 하는 업체에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해 일부 소매업체들은 반품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매장에 직접 물건을 가져다 주는 고객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배송업체를 통하는 것보다 반품 기간을 줄일 수 있는 매장 내 반품률은 2021년 약 8%에서 지난해 16.5%로 두 배로 증가했다고 goTRG는 밝혔다.
대부분의 소매업체들은 일부 '블랙리스트' 고객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한 소매업체 고객 중 8%가 전체 반품 물건의 70%를 차지했다.
온라인 쇼핑 서비스 업체인 블룸리치의 브라이언 워커 최고 전략책임자는 "소수의 고객이 반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향이 있다"며 "반품이 잦은 고객을 식별해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