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한도 협상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부각되며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31.07포인트(0.69%) 내린 33,055.5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47.05포인트(1.12%) 떨어진 4,145.58에, 나스닥 지수는 160.53포인트(1.26%) 하락한 12,560.2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부채한도 협상이 교착상태를 이어가자 투자심리가 위축돼 주요 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채무불이행(디폴트) 예상일인 6월 1일까지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세 번째 만났지만,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매카시 의장이 공화당 의원들에게 '부채한도 협상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는 블룸버그택스의 보도가 나온 이후 주요 지수의 하락 폭이 커졌다. 일부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미 재무부가 추산하는 'X-데이트'(디폴트 날짜)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보도 역시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은 분위기라는 해석을 낳았다.
워싱턴 독립 싱크탱크인 초당적정책센터(BPC)는 이날 발표한 자료에서 부채한도가 상향되지 않으면, 6월 초에서 8월 초 사이에 연방정부의 현금이 고갈될 수 있으며, 가장 빠른 경우 6월 2일에서 6월 13일 사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자들은 기준 금리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 내에서는 6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까지 입수되는 자료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과 6월 인상을 중단하더라도 긴축 사이클이 중단됐다는 신호를 줘서는 안 되며 추가 긴축을 열어둬야 한다는 목소리 등이 교차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6월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71.9%에 달했다.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28.1%였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S&P글로벌이 집계한 5월 미국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5.1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달의 53.6을 웃돈 것으로 13개월 만에 최고치다.
반면, 5월 제조업 PMI는 48.5로 잠정 집계돼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수는 50 아래로 떨어지며 위축세로 돌아섰다.
S&P500지수 내 에너지 관련주를 제외하고 10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자재와 기술, 통신, 부동산, 산업, 금융, 헬스 관련주가 모두 1% 이상 떨어졌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반도체 회사 브로드컴과 대규모 무선통신 부품 계약을 체결한 애플은 1.5% 하락했지만 브로드컴은 1.2% 상승했다. 팩웨스트 뱅코프는 케네디-윌슨 홀딩스에 주요 대출 프로젝트를 매각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8% 가까이 올랐다. 최근 긍정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한 화이자도 2%가량 올랐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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