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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국제영화제는 세계 3대(베니스, 베를린) 영화제 중에서도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로 손꼽힌다. 칸에서 가장 영예로운 상인 ‘황금종려상’은 각국의 영화감독과 배우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오로지 작품성과 예술성으로 선정한다. 상영 후 기립 박수가 얼마나 오래 이어졌는지, 영화가 얼마나 많은 관객을 끌어모을지는 중요하지 않다. 칸 영화제의 핵심은 어떤 영화가 세련되고 아름답느냐, 얼마나 파격적인 방식으로 이들을 매료시키느냐다.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는 감독은 마지막 4명이다. 다르덴 형제(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는 벨기에 출신의 형제 감독으로 사회적 주제를 리얼리즘에 기반해 그려낸다. 1999년 ‘로제타’에 이어 2006년 ‘더 차일드’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블루칼라 시인’으로 불리는 켄 로치 감독은 노동자와 서민의 삶에 집중하는 사회주의자다. 2006년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영국인인 그가 조국을 날카롭게 비판해 주목을 받았다. 두 번째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유서 깊은 영국 복지 시스템의 문제를 고발했다.
2017년 ‘더 스퀘어’로 황금종려상을 처음 수상했던 스웨덴의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도 지난해 ‘슬픔의 삼각형’으로 두 번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반면 논란의 중심이 된 수상작도 있다. 1986년 소련의 거장 안드레이 타르콥스키의 ‘희생’을 제친 ‘미션’은 최악의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소수의 심사위원들이 선정하는 황금종려상은 이들의 편견에 영향을 받는다”며 “기이한 수상의 대표 사례”로 ‘미션’을 들었다.
‘칸의 남자’ 켄 로치 감독은 올해 ‘늙은 나무’로 또다시 칸의 러브콜을 받았다. 15번째 경쟁 부문 초청으로 칸 영화제 사상 최다다. 2018년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도 올해 ‘괴물’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지난해 ‘브로커’에 이어 2년 연속이다. 그 외 2014년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튀르키예의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 2001년 황금종려상을 받은 난니 모레티 감독이 각각 신작으로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랐다.
‘할리우드의 바이블’로 불리는 미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올해 황금종려상과 그랑프리(심사위원 대상), 심사위원상 후보로 5개 작품을 꼽았다.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가을의 해부(Anatomy of a Fall)’ △조너선 글레이저 감독의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 △토드 헤인즈 감독의 ‘메이 디셈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 △웨스 앤더슨 감독의 ‘애스터로이드 시티’다. 다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도 있다. 역대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 평단이 예상치 못했던 영화가 상당하다는 것을.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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