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입주권이 분양가보다 5억원가량 비싸게 거래됐다. 지난해 말 분양 당시만 해도 '미분양 우려'가 컸는데 상황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 11일 18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2일 17억2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는데 열흘도 채 안 돼 8000만원이 올랐다. 이 면적대의 일반 분양가는 12억3600만~13억2000만원인데 일반 분양가보다도 5억원이 높은 수준이다.
이 단지는 지난 12월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3.7대 1을 기록하면서 부진한 성적을 냈다. 금리가 빠르게 치솟으면서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다. 청약에서는 계약을 마치지 못해 미분양 물량이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가보다 낮은 가격)' 물량도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 초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른바 '둔촌주공 구하기'라고 불리는 1·3 부동산 대책을 정부가 내놓으면서다. 실거주 의무 폐지, 중도금 대출 규제 전면 폐지, 전매제한 축소 등의 내용이 담겼다. 덕분에 이 단지는 남은 물량이었던 899가구를 모집하는 무순위 청약에 총 4만1540건이 접수돼 남은 물량을 모두 털어냈다.
강동구 인근의 집값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점도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송파구 집값은 0.26% 상승했는데 전주(0.11%)보다 2배 이상 올랐다. 강남구도 0.19%, 서초구가 0.13% 뛰었다. 이 단지가 있는 강동구도 0.05% 상승했다.
둔촌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하면서 ‘올림픽파크포레온’에도 관심이 커졌다"며 "'마피' 우려는 사라진 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한편 입주권과 달리 분양권은 아직 거래가 없다.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을 완화하는 ‘주택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수도권은 전매제한 기간이 최대 3년, 비수도권은 1년으로 줄었다. 이 단지는 과밀억제권역에 속해있는데 기존 전매제한이 8년에서 1년으로 줄어들었지만,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1년이기 때문에 오는 12월부터 분양권을 거래할 수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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