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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앞으로는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이미 정점을 찍고 당분간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고,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19일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더 많이 인상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며 동결을 시사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사실 환율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하고 미국의 긴축 수준이 중요한데, Fed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달을 마지막으로 끝났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한국의 수출도 더디지만 점차 개선돼 오는 10월엔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원·달러 환율이 4분기 평균 1280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무역수지 개선과 반도체 업황 개선이 기대되고 있어 원·달러 환율이 연말 1250원 수준까지 완만하게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경제가 최근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단기적으로 환율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지난 한 달 동안 중국의 산업생산, 투자,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이 줄줄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였고, 특히 부동산 경기가 차갑게 식고 있는 모습”이라며 “중국 때문에 앞으로 1~2개월은 원·달러 환율이 더 상승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백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변수가 되겠지만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중단했다고 보기에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 평균 1270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의 ‘환테크’ 전략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권아민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있고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 기반의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본국 회귀)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한국과 같은 이머징 마켓으로의 달러 공급이 과거보다 구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올해 환율이 떨어질 때마다 달러를 사 모으는 게 좋은 선택일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달러 투자를 권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백석현 연구원은 “달러 가치가 역사적으로 높기 때문에 지금은 달러 투자에 돌입하기보다 보수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박상현 연구위원은 “Fed가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면 엔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올해만 놓고 보면 달러보다 엔화에 투자하는 게 보다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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