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때 소액주주 보호"…의무공개매수 도입 속도

입력 2023-05-29 18:28   수정 2023-05-30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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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회사 지분 25% 이상을 사들여 인수합병(M&A)하는 경우 ‘총지분의 50%+1주’ 이상을 공개매수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개정안’을 29일 대표 발의했다. 이 제도는 상장사의 지배권을 확보할 정도의 주식을 취득할 경우 일정 비율 이상을 공개매수로 확보하게 하는 주주 보호 장치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다음달 상정하면 7~8월에 심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럽연합(EU)·영국·일본 등은 의무공개매수제도를 통해 일반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다. 국내에도 1997년 도입됐지만 이듬해 폐지됐다. 기업 간 M&A를 어렵게 해 구조조정을 지연시킨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번 개정안은 M&A 과정에서 지분 25% 이상을 보유해 최대 주주가 되는 경우 잔여 주주를 대상으로 ‘총지분의 50%+1주’ 이상을 공개매수하도록 했다. 넷마블은 2020년 MBK파트너스로부터 코웨이 지분 25.08%를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 개정안이 시행됐다고 가정하면 넷마블은 공개매수로 25%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이 경우 인수대금은 1조7400억원에서 3조원대로 훌쩍 높아진다.

국내 기업 M&A는 대부분 주식 양수도 방식으로 이뤄진다. M&A에 반대하는 일반주주에게 자금회수 기회를 주지 않고, 지배 주주와의 경영권 프리미엄 공유도 불가능하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일반주주 지분도 높은 가격에 매각할 기회가 생긴다.

개정안에는 인수 추진 회사가 금융감독원에 공개매수 신고서를 제출하고 매수 이후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일반주주의 잔여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 없이 경영권을 취득한 경우를 대비해 의결권 제한 및 주식 처분 명령 등의 보완 대책도 마련했다. 과거 의무공개매수제도가 기업 M&A를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기업 구조조정 등과 같이 산업합리화를 위해 필요한 경우 등 타당한 사유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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