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 대운하가 돌연 '형광 초록색'으로 변해 당국이 긴급 조사에 착수했다.
29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등 외신은 이탈리아 베네치아 운하가 형광 초록색으로 변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지 경찰 등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루카 자이아 베네토주(州) 주지사는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운하의 물이 녹색으로 물들었다"면서 "액체의 정체를 조사하기 위해 경찰과 긴급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지역 환경보호기관이 조사를 위해 강물 표본을 채취한 가운데 현지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누수 흔적을 조사할 때 쓰이는 형광물질의 염료가 운하를 초록색으로 물들인 원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소방 당국은 해당 염료가 인체에 무해하다면서 주민 건강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매체 라 누오바 베네치아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이 기후 위기 활동가들의 시위와 연관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 중이다.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이탈리아어로 '마지막 세대'라는 뜻)' 활동가들의 '먹물 테러'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로마의 명물 트레비 분수 등 관광 명소에서 화석연료 사용 중단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왔다.
한편, 베네치아 대운하가 초록빛으로 물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68년 제34회 베네치아 비엔날레를 맞아 이 지역을 찾은 아르헨티나 예술가가 생태에 대한 인식을 높이겠다는 명분으로 강물에 녹색 형광 물질을 푸는 퍼포먼스를 벌인 바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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