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30일 14:4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서울보증보험공사의 기업가치를 얼마로 산정할 지 시장에서 벌써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13년 만의 공기업 IPO다. 국내 손해보험사는 통상 주가순자산비율(PBR)로 기업가치를 책정한다. 서울보증보험의 자기자본이 5조원에 달하는 만큼 기업가치가 3조원 안팎으로 평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 상황이 변수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다음 달 중하순에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거시경제 이슈가 없는 한 청구서는 예정대로 다음 달 중하순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PBR을 감안할 때 서울보증보험이 적게는 2조5000억원에서 많게는 3조원 수준으로 평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보증보험의 총자산은 9조4704억원, 부채는 4조4292억원이다.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본 규모는 5조41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년간 자기자본 5조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손해보험사의 평균 PBR은 0.5배 수준이다. 이를 고려하면 서울보증보험공사의 가치는 2조5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매년 순이익의 50% 수준을 배당하는 높은 배당성향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는 더 높아진다. 서울보증보험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2077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지난 5년간 벌어들인 순이익의 40.8%를 배당금으로 지급한 셈이다. 비교 대상 기업인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등 보험회사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점은 호재다.
정부도 서울보증보험 가치를 어느 정도로 산정할지 고심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의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93.85%)다. 서울보증보험 기업가치는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의결된다.
기업가치를 낮게 책정할 시 ‘헐값 논란’에 빠질 수 있다. 반면 너무 높게 책정하면 2000억원대의 구주 매출 회수에 실패할 수도 있다. 정부는 이번 IPO를 통해 전체 시가총액의 10% 규모인 2000억원 이상의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지분 가운데 33.85%를 이후 블록딜로 매각한 뒤 경영권 매각도 검토할 계획이다.
IPO주관사를 맡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예심 청구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공적자금관리위에서 적정 기업가치에 대한 고심이 많을 것”이라며 “시장 눈높이에 맞는 공모가 선정이 IPO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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