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는 지난 1분기 2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고 30일 발표했다. 출범 직후인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적자폭을 절반 규모로 줄였지만,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재무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2021년 10월 출범한 신생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의 수익성지표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고객 수는 작년 1분기 251만명에서 올해 1분기 607만명으로 1년 사이 141.8% 증가했고, 5월 말 현재 660만 명까지 늘었다.
순이자이익은 작년 1분기 28억7000만원 적자에서 올해 1분기 1120억원 흑자로 대폭 개선됐다. 은행업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같은 기간 -0.21%에서 1.76%로 1.97%포인트 상승했다.
순이자이익이 대폭 늘어난 원인은 금리 상승기에 수신보다 여신을 훨씬 빠른 속도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의 수신 잔액은 작년 1분기 21조원에서 올해 1분기 22조원으로 1조원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2조6000억원에서 9조3000억원으로 6조7000억원(257.7%) 증가했다.
토스뱅크의 비이자수익은 같은 기간 24억원에서 125억원으로 불어났다. 토스뱅크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다른 금융사의 상품이라도 경쟁력이 있다면 소개해주는 '목돈 굴리기' 서비스와 결제할 때마다 캐시백을 제공하는 '토스뱅크 체크카드' 등을 통해 비이자수익을 늘려온 결과다.
순이자이익과 비이자수익이 모두 늘었는데도 토스뱅크가 1분기 당기순손실을 낸 이유는 역대 최대 규모의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토스뱅크가 올해 1분기 새로 적립한 충당금은 772억원으로 작년 1분기(245억원) 대비 527억원 늘었다. 금융 부실에 대비하기 위한 안전판 역할을 하는 충당금은 회계상 손실로 처리된다.
충당금적립전이익은 올해 1분기 492억원으로 작년 1분기(-401억원) 대비 893억원 증가했다. 토스뱅크는 "올해 1분기 인터넷은행 중에서 가장 많은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가 이처럼 충당금 적립을 대폭 늘리고 있는 것은 연체율이 치솟으며 재무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토스뱅크의 1분기 연체율은 1.32%로 출범 초기인 작년 1분기(0.04%) 대비 1.28%포인트 상승했다. 카카오뱅크(0.58%), 케이뱅크(0.82%) 등 3대 인터넷은행 중에서 토스뱅크의 연체율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다.
토스뱅크는 관계자는 "은행권 최고 수준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유지해 현재뿐만 아니라 비래에 발생 가능한 손실까지 재무건전성에 큰 영향 없이 흡수할 능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며 "탄탄한 유동성과 손실흡수능력을 기반으로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하되, 전·월세자금대출 및 공동대출 등 여신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신뢰 받는 제1금융권 은행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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