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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튀르키예 대선에서 당선돼 사실상 종신 집권 길을 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수년간 고집해온 금리 인하 정책을 포기할 가능성이 감지된다. 살인적인 물가상승률에도 금리 인하를 강행하며 튀르키예 경제를 악화하고 있다는 국내외 비판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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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이날 두 사람의 회동을 심셰크 전 부총리의 복귀 시그널로 해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심셰크 전 부총리를 기용할 경우 글로벌 시장 흐름에 역행하는 통화정책을 포기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가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신조에 따라 주요국과는 정반대의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 왔다.
실제 에르도안 대통령은 새 경제팀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것을 약속한다”며 정책 변화를 시사한 바 있다. 블루베이자산운용의 신흥시장 부문 전략가인 티모시 애쉬는 CNBC에 “리라화 약세와 더불어 구조적 경제 위기를 피하기 위해선 경제 정책 최전선에 심셰크와 같은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튀르키예 내각 명단은 이르면 다음달 2일 발표될 예정이다.
주식시장은 즉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튀르키예 증시의 벤치마크인 ‘보르사 이스탄불(BIST) 전국 1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187.89포인트) 오른 4768.56에 마감했다. 에빅토르 사보 애버딘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최소한 외환보유액 고갈을 막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이단적’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인 셀바 바하르 바지키는 구체적으로 “올 하반기 튀르키예 경제정책 기조가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율시장에선 침체 우려를 반영한 리라화 약세가 지속됐다. 이날 달러당 리라화 환율은 20.10리라(종가 기준)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30일에도 전일 대비 1% 상승한 20.30리라에 거래되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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