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북한이 보여온 자신감으로 볼 때 이번 실패는 예상 밖이다. 정찰위성은 극초음속미사일, 다탄두 유도 기술,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추진 잠수함 등과 함께 북한이 2021년 1월 노동당 대회에서 제시한 5대 핵심 과업이다. 정찰위성에 대한 김정은의 지대한 관심은 최근 행보에서도 드러났다. 김정은은 지난 4월 17일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아 정찰위성 제작 완성을 선언했고, 지난 16일엔 딸 김주애와 위성발사준비위원회를 현지 지도하며 ‘차후 행동 계획’을 승인하기도 했다. 북한은 발사가 임박해서는 예고기간(5월 31일 0시~6월 11일 0시)까지 대외에 공표했지만, 결국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꼴이 됐다.
그렇다고 안도할 일이 아니다. 1998년부터 인공위성 발사를 시도한 북한의 집요함을 감안하면 추가 발사는 불문가지다. 공교롭게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호 발사가 성공한 직후다. 북한이 준비해둔 예비 위성과 발사체를 이르면 이달 11일 이전에 발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찰위성은 한·미 전략자산의 움직임을 실시간 관찰해 미사일 공격의 정확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미국 일본 등 동맹 및 우방국들과 함께 철저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한·미·일 정상이 합의한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도 신속하게 실행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북한이 추가 도발한다면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행동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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