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조업 재고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출하량이 줄어든 탓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제조업 재고율은 130.4%로 전월 보다 13.2%포인트 상승했다. 1985년 재고율 집계 이래 역대 최고치다. 통신·방송장비(-12.4%), 기계장비(-4.5%) 등의 부문에서 재고가 줄었으나 반도체(31.5%), 석유정제(15.1%) 등에서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재고율은 재고액지수를 판매액지수로 나눠 계산한다.
지난달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全)산업생산 지수(계절조정)는 109.8(2020년=100)로 전월 보다 1.4% 감소했다. 지난해 11월(-0.5%) 역성장한 이래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했다. 감소폭은 지난해 2월(-1.5%) 이후 가장 크다.
광공업과 서비스업에서 각각 1.2%, 0.3% 떨어진 영향이 컸다. 다만 서비스업 생산이 감소한 것은 지난 2월(2.1%) 증가폭이 컸던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소비 상황을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3% 떨어졌다. 의복, 음식료품, 통신기기 및 컴퓨터 등에서 판매가 줄어들면서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 이후 서비스업 쪽으로 소비가 이동하면서 소매판매가 좋은 상태는 아니다"라면서 "내국인이 해외로 나가는 흐름도 여기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투자가 늘며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 건설업체의 시공실적을 금액으로 평가한 건설기성은 건축 공사가 늘면서 전월 대비 1.2% 상승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9(2020년=100)로 전월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월에 이어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0으로 전월대비 0.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1월(-0.3포인트)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세다.
두 수치가 엇갈리는 것에 대해 김 심의관은 "전반적으로 반도체 등이 글로벌 경기 회복 여부에 달려 있는 등 경기 흐름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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