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01일 14:5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2년 만에 15년물 채권 조달을 재개했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예년보다 이자 부담이 커졌지만, 채권 시장 안정으로 수요가 회복되면서 장기채 발행에 나선 것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31일 15년물 사모채 1300억원을 발행했다. LG전자가 15년물 이상 장기채를 발행한 건 2021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발행 주관업무는 KB증권이 맡았다.
조달 금리가 오른 건 부담이다. 2021년 5월 당시 15년물 1100억원을 연 2.879%에 조달했지만, 이번엔 연 5.147%로 발행 금리가 매겨졌다.
LG전자는 사모채뿐 아니라 공모채 시장에서도 장기채를 발행했다. LG전자는 올 3월 열린 공모 회사채에서도 10년물 1200억원을 포함했다. 장기채를 통해 차입구조를 장기화하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장기채를 자주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2013년부터 매년 만기 10년 이상의 장기채를 발행해왔다. 하지만 채권 시장 경색이 심화한 지난해에는 공모?사모채 시장에서 채권 발행을 포기했다. 올해 들어 채권 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다시 장기채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예상보다 빨리 장기채 발행을 재개했다고 평가한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채권 조달 금리 자체가 높아진 데다 보유 현금도 충분하다는 점에서다. 올해 3월 말 연결기준 LG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6조81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조3224억원보다 더 늘어났다.
이번 15년물에는 장기채를 선호하는 보험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는 신용등급 AA급으로 투자자들의 선호도도 높다.
매수자들이 몰리면서 발행 금리를 시장 예측보다 낮췄다. 이번 15년물의 조달 금리는 연 5.147%로, 지난달 31일 기준 LG전자의 15년물 민간 채권평가사 평가금리(민평금리)는 연 5.225%보다 낮은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금융위기가 오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차입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게 LG전자의 기본 방침”이라며 “신용등급 AA급인 LG전자가 15년물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는 건 사실상 AAA급 대우를 받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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