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옷 가게에서 한 한국인 여성이 외국인 여성에게 발길질을 하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옷 가게 폐쇄회로(CC)TV 영상이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공개돼 해외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나라 망신이다"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일 부산 중부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오후 중구 남포역 지하상가의 한 옷 가게에서 외국인 여성에게 발길질하고 달아난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 사건은 피해 여성이 미국 주요 온라인커뮤니티 중 하나인 '레딧'에 "부산에서 옷 구경 중에 발길질을 당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그가 첨부한 영상에는 옷 가게 매장 입구 쪽에 진열된 옷을 구경하던 한 외국인 여성이 이를 지켜보던 중년 여성에게 발로 차이는 모습이 담겼다. 놀란 외국인 여성이 돌아본 순간, 발길질을 한 중년 여성은 그대로 매장을 빠져나가는 상황까지 포함됐다.
이 모습을 본 옷가게 사장이 이후 외국인 여성에게 다가가 다독여줬다. 사장은 매장 밖으로 몸을 빼 중년 여성이 빠져나간 길을 확인하더니, 다시 외국인 여성을 안아 달래기도 했다.
해당 피해 여성은 가까운 지하철역 사무실에 도움을 요청했고, 직원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다. 피해 여성은 "부산의 한 역에 있는 가게에서 옷을 보던 중 한국 여성으로부터 발로 차였다"며 "해를 입히고 다치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미국 네티즌들은 분노를 표했다. 가해 여성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거나, 해당 사건을 '인종차별' 범죄라고 지칭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들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한국은 인종차별이 심한 나라", "전형적인 인종차별 사례이며 명백한 폭행 사건", "거기가 미국이고, 백인이 흑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라고 상상해보면 명백하게 인종차별 범죄"라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약 3000건의 공감과 500여개의 댓글이 달렸던 해당 글은 이날 기준 삭제된 상태다.
다만 해당 영상이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확산하면서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국내 네티즌들도 "나라 망신이다",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 등 공분을 터뜨렸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영상을 토대로 가해 여성을 특정해 입건했다"며 "아직 조사 중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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