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글로벌 제약회사와 바이오기업, 연구소, 대학 등이 한데 모여 시너지를 내는 세계적 수준의 바이오클러스터 육성에 나선다. 세계 최대 바이오산업단지가 있는 미국 보스턴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보스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클러스터에 입주하는 기업에 대한 세제 및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클러스터 입주를 제한하는 각종 규제를 풀어 법률·회계 등 분야의 다양한 바이오 후방 지원 기업도 들어서도록 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국빈방문 때 찾았던 보스턴 클러스터를 언급하며 첨단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스턴 클러스터는 바이오·디지털·정보기술(IT) 기업과 금융사,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이 모인 바이오산업단지다. 윤 대통령은 “(보스턴 클러스터는) 공정한 시장 질서와 보상체계가 자리를 잡으면서 공학·의학·법률·금융 분야 최고 인재들이 모이게 했다”며 “연구소, 대학, 투자기관을 공간적으로 집합 배치하는 수준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연결하면서 기술 개발과 가치 창출을 이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산업단지, 연구개발특구 등 운영 중이거나 도입을 추진하는 클러스터 유형은 70여 개다. 클러스터 수는 1800~1900개로 추정된다. 이 중 보스턴 클러스터처럼 발전한 클러스터는 한 곳도 없다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
다른 세액공제도 늘린다. 현재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인수합병(M&A)의 경우 해당 기업 기술가치 금액의 10%를 세액공제한다. 기존에는 양도가액에서 순자산시가의 130%를 제외해 기술가치 금액을 산정했는데, 앞으로는 순자산시가의 120%를 빼는 방식으로 바꿔 세액공제를 10% 이상으로 확대한다.
클러스터 입주 업종을 제한하는 규제도 완화한다. 클러스터에 법률, 회계,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털 등 사업지원 서비스 기업도 들어설 수 있도록 해 입주기관 간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입지규제와 정부출연연구원 유휴부지 용도 변경, 건폐율·용적률 관련 규제 완화도 추진한다.
클러스터에 들어오는 해외 인재 및 기업에도 혜택이 주어진다. 클러스터 내 대학교수로 임용되는 해외 인재는 소득세를 10년간 50% 감면해 준다. 클러스터에 입주하는 외국인투자기업이 신성장·첨단·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술에 직접투자하면 해당 금액의 50%를 현금으로 지원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세계적인 연구기관과의 연구개발(R&D) 협력도 추진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는 클러스터 입주 유망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한다. 클러스터 내 기숙사 및 아파트 공급을 확대하고 사택을 제공하는 등 정주 여건을 개선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근부회장은 “정부가 먼저 어떤 규칙을 정하기보다 좋은 기업 입주를 위해 필요한 것 위주의 단편적인 방식(피스밀 방식)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용/오형주/남정민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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