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지역 중개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 31일 입주를 앞둔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전세 계약 사례가 늘고 있다.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13억원대 계약이 대다수다. 반포의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강변 조망이 힘든 가구는 12억원대에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사정에 따라 12억원 이하로 올라온 전세 매물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근 반포센트럴자이 전용 84㎡ 전세가 15억원에 계약된 것과 비교하면 3억원 이상 낮게 거래되고 있다.
업계에선 대단지 전세 물량이 쏟아지며 주변 시세보다 낮게 나온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진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강 조망권을 갖춘 일부 가구는 경기와 상관없이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원베일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가구의 경우 전용 84㎡가 18억원대에 전세 계약이 체결된다. 역과 가까운 상가동 역시 다른 동과 달리 전용 84㎡ 기준 전셋값이 15억원대를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조망에 따라 전셋값이 전용 84㎡는 8억원, 전용 101㎡도 7억원까지 차이가 난다”며 “다른 단지 입주 때와 비교해 전세 시장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주변 전세 시세가 일시적으로 하락한다. 빠른 전세 계약을 바라는 집주인이 시세보다 낮게 내놓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 프레지던스’(3375가구)가 입주를 시작하며 개포동 주변 전셋값이 동반 하락했다.
반포 역시 대출 금리 상승에 부동산 경기 침체로 최근까지 전셋값 하락세가 계속됐다. 여기에 대단지 입주까지 앞두면서 하락 폭이 더 커지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전세가(16층)는 최근 12억1000만원까지 내렸다. 지난해 같은 면적 전세 최고가가 23억원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셈이다. 반포동 A공인 대표는 “원베일리 전세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변 대기 수요를 모두 흡수하고 있다”며 “수요자로선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최장 4년을 거주할 수 있어 지금이 상급지 이동 적기”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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