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메타버스 관련주가 일제히 오름세다. 애플과 메타가 혼합현실(MR) 헤드셋 시장에 뛰어든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는 MR 기기 부품 기업과 메타버스 콘텐츠 기업을 주목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덱스터는 전 거래일보다 1040원(10.39%) 오른 1만10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위지윅스튜디오(6.85%), 맥스트(5.83%), 자이언트스텝(5.06%), 엔피(4.22%), 스코넥(2.47%) 등 다른 메타버스 관련주 역시 동반 상승 마감했다.
메타버스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것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MR 헤드셋을 출시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메타는 현지시간 1일 차세대 MR 헤드셋 ‘퀘스트3’을 처음 공개했다. 애플은 현지시간 5일 연례개발자회의(WWDC)에서 첫 MR 헤드셋을 발표할 예정이다. M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장점을 합친 것으로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로 여겨진다.
증권업계는 메타,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의 MR 기기 출시가 메타버스 시장 반등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특히 애플의 MR 헤드셋 시장 진입은 메타 주도의 한정된 MR 헤드셋 시장 규모와 파이를 키우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글로벌 XR 기기 출하량이 2021년 1100만대에서 오는 2025년 10배 가까이 성장한 1억6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 규모는 지난해 69억달러(약 9조원)에서 2027년 200억달러(약 26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이전과 같이 메타버스 관련주가 ‘반짝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시장은 미래 성장성을 떠나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애플의 헤드셋 사업에 대해 2024~2028년 사이 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5%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증권업계는 메타버스 관련주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때라며 MR 부품 기업을 주목했다. MR 기기 시장이 커지면 MR 헤드셋에 장착되는 카메라 모듈, 렌즈, 반도체 기판 등 부품 수요가 확대된다는 이유에서다. LG이노텍과 코아시아씨엠 등이 MR 기기 내 부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또 메타버스 콘텐츠 기업 역시 수혜가 예상된다. 증권가는 특히 MR 기기에서 구현할 수 있는 게임과 콘텐츠를 개발하는 기업을 주목하고 있다. 스코넥은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메타와 MR 게임을 공동 개발 중이고, 덱스터와 엔피 등은 메타버스와 연계 가능한 기술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강경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과 메타의 MR 헤드셋 출시에 따라 양질의 콘텐츠 확보를 위한 플랫폼 간 경쟁 심화는 메타버스 기업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형민 기자 mhm9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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