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포스트 차이나’를 언급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국가다. 우선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다. 생산기반을 지나치게 멀리 이동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청년 인구 비중이 30%가 넘어 활발한 노동 공급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기업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제재로 공급 비용과 리스크가 상승한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에 있는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옮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조업은 물론 다른 산업에 대한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VN30지수 구성 종목은 부동산·통신·은행 등이다. 국내총생산(GDP)이 늘면 함께 성장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설명이다.
인도네시아 투자 상품들도 높은 경제성장률을 반영하며 수익률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ACE 인도네시아MSCI(합성) ETF’와 ‘미래에셋 인도네시아 TOP5 ETN’은 올해 각각 9.7%, 23.17% 올랐다. 인도네시아 역시 미·중 공급망 갈등의 최대 수혜국 중 하나로 꼽힌다. 높은 잠재성장률과 많은 인구 등에 매력을 느낀 테슬라, 폭스콘,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등이 ‘탈중국’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인도네시아 투자를 진행 중이다.
특히 반도체·전기차 등 미국이 소재·부품 규제를 강화하는 분야 기업들은 이미 멕시코를 생산기지화하고 있다. 최근 테슬라, BMW 등이 멕시코 진출을 결정했고, 대만 반도체 업체들도 멕시코에 공장을 짓고 있다.
인도 투자 상품은 아다니그룹의 분식회계 사태 이후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인도를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는다. ‘KOSEF 인도Nifty50(합성) ETF’는 올해 4.08% 상승했고, 레버리지 상품인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ETF’는 12.59% 올랐다. 인도 시장에 대한 기대감에 ‘KOSEF 인도Nifty50 ETF’는 올 들어 순자산이 1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미국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흥국가에 주목하는 전략이 당분간 유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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