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 일깨워 준 '창업 DNA'…IT·바이오 기술로 무장한 아이디어 쏟아졌다

입력 2023-06-07 18:04   수정 2023-06-08 02:08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은 육군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끄는 견인차입니다. 대회에 참가한 장병 중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전문가가 많이 배출되기를 기원합니다.”(고현석 육군참모차장)

육군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제9회 육군창업경진대회’ 시상식이 7일 대전 도룡동 ICC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385개 팀 중 7개 수상팀이 시상식 무대에 올랐다.
○“수중 정찰로 도하작전 위험 줄여”

올해 창업대회 본선에는 지난 2월 서류심사를 거쳐 49개 팀이 진출했다. 시상식에 참가한 7개 팀을 제외한 42개 팀은 ‘창의상(인사사령관상)’을 받았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지식서비스(17개 팀), 정보통신(7개 팀), 군 관련 응용기술(6개 팀), 의료 및 바이오(6개 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르게 수상작이 나왔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최상범 충북창업보육센터협의회장은 “사업화가 가능한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는 사업 모델이 많았다”고 말했다.

대상은 도하작전을 위한 ‘수륙양용 정찰드론’을 고안한 3기갑여단의 ‘번쩍’팀이 받았다. 육군은 도하작전을 하기 전 건널 수 있는 하천인지 확인하기 위해 인력을 직접 투입해 수중 지형을 정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안전사고 위험이 높고, 정찰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었다. 기갑수색중대 정비반에서 복무 중인 수상자들은 물 위에 착륙해 수중 지형을 파악할 수 있는 무인 드론을 개발했다. 번쩍 팀의 박상헌 상병은 “드론에 설치한 소나센서를 통해 파악한 수중 정보를 스마트폰에서 받을 수 있다”며 “정찰 시간도 10분 정도로 잠수부 정찰(50~70분)에 비해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역 후 창업 요람으로 자리잡아
군의관(정형외과 전문의) 두 명으로 구성된 ‘올쏘체어’팀은 허리 통증을 해결하기 위한 자세교정 보조의자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한국인은 하루 약 7시간30분(보건복지부 통계)을 앉아 있는데, 바른 자세로 앉지 못해 만성 요통 및 신경병증성 요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60사단의 장안성 대위는 “허리 본래의 곡선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보조의자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축산물·수산물을 담는 플라스틱 식품 패드를 ‘종이 패드’로 대체한 ‘도도새’팀도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팀이 개발한 종이 패드는 셀룰로오스를 사용해 미세 플라스틱이 나오지 않는다. 53사단의 신현우 중위는 “종이 패드를 토대로 플라스틱이 없는 친환경 마스크, 위생용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는 고 참모차장을 비롯해 백운교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장, 김근영 창업사관학교장, 이영석 창업진흥원 창업기반본부장과 수상자·가족 등 130여 명이 참석했다. 육군은 2019년부터 매년 두 차례 창업협력 전문기관들과 함께 창업경진대회를 열었다. 지금까지 육군창업대회 수상자가 전역 후 창업에 성공한 사례는 40개에 달한다.

대전=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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