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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미국 사모펀드와 기업 등 대형 투자자들이 앞다퉈 보유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증시가 상승세를 타자 차익을 남기려 익절매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이후 이날까지 미국 기업과 사모펀드는 24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미국 주식을 매각했다. 매도량이 많아지면서 지난달 뉴욕 증시의 주식 거래 규모는 총 170억달러를 넘겼다. 지난해 월평균 거래 규모인 69억달러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모펀드 등 대주주들이 주식 매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사모펀드는 주로 저평가된 기업을 인수해 구조 조정한 뒤 인수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기업을 통째로 매각한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유동성이 축소해 M&A 시장이 얼어 붙자 지분 매각으로 차익을 남기려는 사모펀드가 늘어났다.
뉴욕 증시는 대형 기술주의 상승에 힘입어 지난달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S&P500 지수는 지난해 8월 이후 처음 4300선을 넘겼다. 주식 수요가 커지면서 대량 매도에 따른 할인율도 감소했다.
주식 대량 매도자는 매수자를 유인하기 위해 지분을 할인해서 매도하는 '팔로우 온(후속 거래)'을 시행한다. 딜로직에 따르면 이같은 할인율은 지난해 평균 12%에 달했다. 지난달에는 8%대로 떨어졌다.
증시가 상승하고 할인율이 떨어지자 사모펀드가 앞다퉈 주식 매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사모펀드 클레이튼 더빌리어 앤 라이스는 지난달 의료업체 애질론 헬스의 지분 약 20억달러 어치를 매각했다. 단일 거래로는 1년 내 최대 규모다.
키스 캔튼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사모펀드들은 지금이 주식을 매각해 펀드 출자자(LP)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줄 기회라고 판단했다"며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반 기업도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인텔은 지난 7일 자율주행 기업 모빌아이 주식을 16억달러가량 매각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자회사 GE헬스케어 테크놀로지스의 주식 약 20억달러 가량을 매도한 바 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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