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야구 선수 충돌해 크게 다쳐…골든타임 넘겨 선수생명 '위태'

입력 2023-06-13 19:12   수정 2023-06-13 19:13


고교야구 경기 도중 2명의 선수가 충돌해 크게 다쳤으나 현장에 의료진이 없어 약 20분간 방치된 채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한 선수는 선수생활이 위태로운 상태에 이르렀다.

13일 KBS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고는 지난 11일 경기 성남시 탄천야구장에서 열린 진영고와 부천고의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기에서 발생했다.

당시 6회 말, 진영고의 수비 상황에서 외야 뜬공을 잡으려던 좌익수와 유격수가 부딪혔다. 사고 직후 대기 중이던 구급차가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긴 했으나, 응급처치와 병원 이송이 이뤄지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구급차에 의료진 없이 운전사만 있었기 때문이었다. 구급차 안에 동승할 의료 인력이 없어 병원까지 환자가 이송되지 못한 것. 사고 당시 진영고의 A 선수 입안에는 피가 나고 호흡도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구장을 찾았던 B씨는 "선수가 크게 다쳤는데 구장 내 의료진을 찾을 수 없었다"며 "피를 흘리며 경련까지 하는 선수를 두고 5분을 우왕좌왕하다가 관중석을 향해 119 신고요청을 했다"라고 전했다. 결국 누군가가 119 신고를 했고 골든타임이 넘은 약 20분 흐른 뒤에야 구급대원이 도착해 부상 선수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충돌 사고로 A 선수는 치아가 5개 파열되고 안면 부위 중 일곱 곳이 골절돼 인공 뼈 삽입 수술을 받아야 하는 지경이다. 진단 결과 A 선수의 부상 회복에는 약 2년 정도 걸려 사실상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배포한 스포츠행사 안전관리 매뉴얼에는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기장에는 의사와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전문인 1명이 배치돼야 한다'는 권고 사항이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주말리그 운영을 위해 구급차와 간호사 비용으로 하루 40만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난 11일 경기에는 의료 관련 전문인이 배치되지 않은 것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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