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천장보다 높은 천장 아래에서 일할 때 사람의 창의력이 올라간다.’공간이 사람에게 심리적·생리적·실체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신경건축학’의 연구 결과 중 하나다. 국내에선 연구소, 병원 등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던 신경건축학이 서울 강남 최고급 주택에 적용된다. 단순히 자재를 고급화하는 차원을 넘어 뇌신경분석, 풍수지리학 등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하이엔드 주택이 진화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동 옛 대웅제약 사택 부지에 들어설 ‘라브르 27’(투시도)은 정재승 KAIST 뇌인지과학과 교수와 조성행 마인드브릭 디자인랩 대표가 설계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신경건축학에 기반한 공간 디자인을 적용한다.
고려자산개발이 시행하고 현대건설이 시공 예정인 이 단지는 지하 5층~지상 7층 2개 동, 총 27가구로 구성된 고급 주택이다. 모든 주택이 전용면적 기준 239~546㎡로, 전체 분양가는 1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초기 설계 단계부터 안전·성장·관계 등 3개의 핵심 가치를 세우고, 총 8개의 디자인 원칙과 21개의 가이드라인을 적용했다. ‘집’이라는 공간의 본질에 초점을 맞춰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주거 공간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예컨대 가든 동엔 개인 욕조와 테라스 정원이 연계돼 있다. 이는 ‘녹색 자연, 자연광, 물소리 등 자연환경’을 가구 내 도입하기 위한 디자인이다. ‘중간 강도의 운동 및 명상’이 단지 내에서 바로 가능하도록 지상과 지하를 연계하는 산책 정원, 물과 돌을 모티브로 한 명상 조경 환경도 이런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계획했다.
뛰어난 설계뿐만 아니라 서울을 대표하는 명당 중 명당인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 입지라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명당의 필수조건인 배산임수를 모두 갖춘 삼성동 일대에서도 재물이 모이고 귀한 인물이 배출된다는 땅이라는 설명이다.
풍수지리학 권위자인 이재복 동국대 지리학과 교수는 “금계포란형은 풍수지리적으로 천상의 닭이 장차 인재가 태어날 알을 품은 형상을 뜻한다”며 “일조, 채광, 통풍, 녹지 등 경관이 쾌적하고 조망권이 보장돼 건강, 사업, 행운을 관장하는 에너지가 넘치는 검증된 좋은 터”라고 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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