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수준의 병원으로 꼽히는 서울대학교병원마저도 외과와 응급의학과 등 비인기 진료과목 의사 구인난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대병원으로부터 받은 '진료과별 전문의 지원 및 모집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병원은 외과 전문의를 총 11차례에 걸쳐 모집했다.
서울대병원은 10번의 모집공고에도 필요한 인원을 채우지 못했으며 11번의 모집 끝에 결국 계획 인원보다 1명 더 많은 47명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한해 서울대병원에서 10차례 이상 의사를 채용한 진료과목은 외과가 유일했다.
다른 비인기 진료과목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외과에 이어 모집 횟수가 많은 진료과목은 내과로 9차례였고 내과는 지난해 82명의 의사를 모집했으나 75명이 지원, 72명이 최종 합격했다.
응급의학과의 경우 의료 구인난이 여실히 드러났다. 24명을 모집하기 위해 무려 8차례 모집공고를 냈으나 지원자는 11명에 불과했고 기존 계획 인원의 절반이 되지 않는 10명만이 최종 합격했다. 흉부외과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의사 역시 각각 5차례 모집을 거쳐 필요 인원을 겨우 확보했다.
반면 인기 진료과목으로 꼽히는 성형외과는 추가 채용 없이 단 1차례 만에 계획했던 모집인원을 채웠으며 피부과, 정형외과도 2차례 모집만으로 충원이 됐다.
전문의 채용 규모와 횟수는 병원 내부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인기 진료과목에 비해 비인기 과목의 전문의 모집 횟수가 유난히 많은 편이다.
이를 두고 의료계 안팎에서는 애초 진료과목을 선택하는 전공의 단계에서 누적된 비인기 과목 기피 현상 등이 전문의 부족과 구인난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력 부족이 장시간 노동을 유발하는 악순환에 갇혔다는 평가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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