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라는 용어의 등장을 필두로 ‘수면’이 소비 트렌드의 새 열쇳말이 되고 있다. 슬리포노믹스는 수면과 경제학의 합성어다. 숙면을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세계 슬리포노믹스 시장 규모는 지속적인 성장세다. 2020년 598억1510만달러에서 2030년 1119억2010만달러까지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브자리는 이런 시장의 움직임에 발맞춰 수면 케어 솔루션 개발에 뛰어들었다. 산하에 수면환경연구소를 두고 ‘수면 전문’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4월 선보인 기능성 베개인 ‘슬립핏 PT(Sleep Fit PT)’가 대표적이다. 국내 대형종합병원 이비인후과 및 신경외과 전문의들과 함께 개발한 제품이다. 목과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게 목적이다. 장시간 휴대폰을 사용하거나 오랜 시간 책상에 앉은 자세로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슬립핏 PT는 견갑골 사이인 등 윗부분을 빈틈없이 받쳐준다. 목과 어깨 스트레칭에 도움이 되는 구조로 설계했다. 특히 ‘중립 자세’를 만들도록 돕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어깨가 말리고 등이 굽어 견갑골 사이가 멀어진 사람이 편안하게 수면할 수 있는 자세다.
이브자리의 수면 전문 제품은 수면 시의 신체 모습에 최적화하도록 여러 기능을 고려했다. 슬립핏 PT의 경우 몸을 뒤척일 때 어깨가 움직인다는 점도 고려해 사선으로 디자인했다. 통기성도 강화했다. 내부에 가로 방향으로 골이 파여 있는 폼이 들어 있고, 후두부가 닿는 부위엔 4개의 에어홀이 뚫려 있다. 조은자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부소장은 “수험생이나 직장인에게 자주 나타나는 거북목 증후군이 수면 장애로 이어지는 문제에 착안했다”며 “이를 완화하는 베개 제품을 기획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 부소장은 “정교하게 설계한 기능성 베개가 양질의 수면을 돕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47년간 침구를 전문으로 성장해온 만큼 수면 전문성을 살린 제품군은 다양하다. 이브자리가 지난해 디자인 등록을 마친 프라이웰도 인체공학적 분석과 연구를 토대로 낸 결과물이다. 프라이웰 베개는 잠잘 때 두상에 통기성을 주도록 만들어졌다. 신체 부분별로 지지력을 다르게끔 디자인했다. 옆으로 수면할 시 귀나 어깨가 눌리지 않도록 했다.
이브자리는 수면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수면 전문성의 고민을 거듭해오고 있다. 2014년부터 시작한 수면 전문 브랜드 ‘슬립앤슬립’은 개인별 맞춤형 기능성 침구를 브랜드 목표로 삼고 있다. 매장 규모 및 서비스는 확장세다. 지난 2월 기준 전국 슬립앤슬립 체험 매장은 235곳을 기록했다. 매장 내에서는 이브자리가 자체적으로 양성한 수면 컨설턴트 ‘슬립 코디네이터’와 상담할 수 있다. 이브자리에 따르면 전국 슬립 코디네이터 수는 2019년 기준 30명대에서 2020년 84명, 2021년 78명, 2022년 42명으로 최근 몇 년간 크게 늘어왔다.
슬립앤슬립 오프라인 점포를 방문하면 슬립 코디네이터가 개개인에 적합한 침구를 추천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선 소재와 형태가 다른 145종의 베개이불 속통토퍼를 체험할 수 있다. 체험 결과와 컨설팅을 바탕으로 스스로와 가장 잘 맞는 침구를 찾을 수 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