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는 세 자녀를 둔 70대 노부인이 전재산인 5억원을 KAIST에 유증했다고 14일 밝혔다.
KAIST와 특별한 연고가 없는 박씨는 지난달 30일 5억원 상당의 부동산 두 곳을 KAIST에 기부했다. 박씨는 2011년 현금 5000만원을 기부한 데 이어 이번까지 두 번에 걸쳐 총 5억5000만원을 KAIST에 쾌척했다.
2011년 첫 기부 후 KAIST의 발전상을 지켜봐 온 박씨는 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모두 기부하고 싶다는 의사를 최근 KAIST 발전재단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KAIST가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훌륭한 과학기술 인재를 길러낸다는 믿음에서 숙원이었던 기부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씨는 "다른 사람의 전 재산 기부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언젠가는 나도 해야겠다라고 생각해오던 것을 실천에 옮기니 기대 이상으로 뿌듯하다"며 "기부를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나의 이야기가 마음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KAIST 발전재단 관계자는 "기부자가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 특별한 약정식이나 행사 없이 자택에 방문해 유증을 위한 서류 절차를 마쳤다"고 말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박씨는 3남매를 둔 어머니다. 박씨의 기부 결정을 가족 모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의 둘째 딸 김모씨는 "어머니가 평생 아끼며 모아온 재산이 어머니 뜻대로 사용되길 바랬다"며 "훌륭한 선택과 결정을 가족 모두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KAIST는 이번 기부금을 기초과학 인재 양성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12년이 넘는 세월동안 KAIST를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봐주신 그 믿음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세상에 없던 새로운 시도로 인류 번영을 실현하는 글로벌 과학기술 인재를 키워내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KAIST에 대한 국민들의 기부 행렬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766억),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542억),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500억) 등 고액 기부자부터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104억), KAIST 우리별 위성 연구팀(30억) 등 동문, 그리고 박씨와 같이 수억원에 달하는 전재산을 선뜻 내놓는 필부필부까지 그동안 11만여 명이 약 5200억원을 KAIST에 전달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