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최근 포항제철소 내 열연 생산시설에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을 도입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FEMS는 공장 설비의 가동 여부, 에너지 사용량 등을 실시간 제어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스마트 시스템이다. FEMS를 도입하면 보통 10%가량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 포스코가 2021년 사용한 총전력량은 2만4492GWh. 국내 전력소비의 4%에 달한다. 기업의 에너지 효율화가 국가 에너지 수급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국내 에너지 소비의 62%를 산업 부문이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2021년 국내에서 1만8412GWh의 전력을 사용해 1조7460억원의 전기요금을 납부했다. 반도체 공장에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요금이 21% 오른 지난해에는 2조원 이상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들로선 전기요금 증가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경남 창원 등에 생산공장을 둔 현대위아는 최근 에너지 시스템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에너지관리시스템 투자를 늘려 효율성을 높였고 보일러 시설과 난방시스템을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40만㎾h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도 ‘새는 에너지 잡기’에 적극적이다. 롯데마트가 대표적이다. 신선식품을 진열한 냉장고는 원래 문이 없는 개방형이었는데, 여기에 문을 달기 시작한 것이다. 문이 없으면 소비자들이 손쉽게 물건을 집어들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냉기가 바깥으로 새나가는 바람에 전기 소비가 많다.
작은 변화였지만 효과는 생각보다 컸다. 냉장고 전력사용량이 평균 52%, 여름철엔 최대 63% 절감됐다. 현재까지 45개 점포 냉장고에 문을 설치했다. 다음달까지 30여 개 점포에 있는 냉장고에 추가로 문을 달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냉장고 문 달기’를 통해 연간 1200만㎾h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20억원 상당의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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