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바이오협회가 지난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USA’를 결산하는 자료에서 밝힌 평가다. 바이오USA는 세계 최대 규모 제약·바이오 박람회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처음 열린 만큼 전 세계에서 제약·바이오 종사자들이 몰려들었다. 주최 측인 미국바이오협회 집계에 따르면 세계 85개국에서 1만8000명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에서도 K바이오는 단연 돋보였다. 개최국인 미국을 제외하고 참가 인원이 가장 많은 국가가 한국이었다. 성과도 냈다. 한국바이오협회 집계에 따르면 한국관 참가 기업의 현지 파트너 미팅 건수는 394건이었다. 지난해 240건보다 65% 늘어난 것이다.
주역은 삼성바이오로직스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초대형 부스에는 하루 1000명 가까운 사람이 몰렸다. 스위스 론자 등 경쟁사들의 견제도 치열했다. 보건복지부 등이 주최한 바이오 교류 행사 ‘코리아 나이트’에 론자 직원들이 기웃거렸다. 2032년까지 지금의 두 배인 132만L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겠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략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행사에서 인천 송도 11공구에 건설할 5~8공장 조감도를 처음 공개했다. 40만L에 머물고 있는 경쟁자들을 세 배 이상의 격차로 따돌리겠다는 ‘초격차’ 전략이다.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차세대 의약품을 겨냥한 다품종 소량생산 트렌드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와중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선언한 독자 노선은 경쟁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현장에서 만난 론자 관계자는 “우리는 (삼성과 달리) 차세대 의약품을 비롯해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행사 기간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이자와 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것도 화제가 됐다. 불과 6~7년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기업들의 염두에도 없던 한국 바이오기업의 위상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해외 진출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우리 기업의 관점에서 필요로 하는 세부적인 프로그램을 확충하겠다고 했다. 이번 행사에서 얻은 결론이다. 바이오 제조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지만 신약 연구개발에선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K신약도 바이오 제조만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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