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개 의대 정시 평균 합격선은 2020학년도 97.4점에서 2021학년도 97.2점으로 소폭 하락했다가 2022학년도 97.8점, 2023학년도 98.2점까지 올랐다. 더 이상 상승하기 어려운 최상위권 의대의 합격선이 4년 새 백분위 평균 0.8점 올랐다는 것은 상당한 수준의 상승폭이다. 의대를 목표할 수 있는 수준이 전국 상위 2.6%에서 1.8%로 올라간 셈이다. 서울권 8개 의대는 2020학년도 98.6점에서 2023학년도 99.2점으로 상승했고, 수도권 2개 대학은 같은 기간 96.4점에서 97.7점으로, 지방권 17개 대학은 96.9점에서 97.7점으로 올랐다.

2023학년도 의대 정시 합격선을 대학별로 살펴보면 서울대 의예과(지역균형), 가톨릭대 의예과, 한양대 의예과 등 세 곳이 99.5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고려대 의과대학, 성균관대 의예과가 99.4점을 기록했고, 서울대 의예과(일반전형)는 99.3점으로 분석됐다.
이는 몇 가지 변수가 복합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먼저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의 의대 쏠림은 최근 4년 새 합격선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확연한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의약학 계열 쏠림 현상과 합격선 상승은 서울대 자연계 일반학과의 합격선을 끌어내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 선발 방법의 변화가 일정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서울대는 2023학년도부터 정시에서 교과평가를 도입했다. 일반전형은 ‘1단계: 수능 100%, 2단계: 1단계 성적 80%+교과평가 20%’의 방법으로, 지역균형은 ‘수능 60%+교과평가 40%’의 방식으로 합격생을 갈랐다. 내신이 합격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는 점은 분명하다.
과탐Ⅱ 영향력도 고려해봐야 한다. 2023학년도까지 서울대 자연계 학과는 과탐Ⅱ 한 개 과목을 필수 응시해야 했다. 과탐Ⅱ 과목은 과목별 응시생 수가 2000~4000명대에 불과하고, 매해 난이도 차이가 심해 서울대 자연계 입시에서 변수를 발생시키는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2020~2022학년도 자연계 학과 입시 결과에선 합격선이 거의 하락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의 두 요인에 비해 과탐Ⅱ가 합격선 하락에 끼친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된다.



자연은 1위 수리과학부 97.8점, 2위 통계학과 97.0점, 3위 의류학과 96.3점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식물생산과학부·물리학전공·화학부·전기정보공학부가 96.0점으로 공동 4위에 올랐다. 2022학년도 1위에 올랐던 컴퓨터공학부(97.5점)는 2023학년도 95.8점으로 8위로 하락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