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Fed)과 증권거래위원회(SEC)가 SVB 파산 직전에 벌어진 골드만삭스의 행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SVB 자문사인 골드만삭스가 SVB 채권 매각을 권유한 뒤 이 채권을 헐값을 사들인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내부에서 자문 역할을 한 부서와 채권 매입 부서가 부적절하게 의사소통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SVB는 올해 초 Fed의 잇단 기준금리 인상으로 저금리 당시 사들인 미 국채 등 안전자산의 가치가 떨어져 고심이 깊었다. 3월 초 골드만삭스는 SVB에 미 국채 등으로 구성된 239억7000만달러 규모의 매도가능증권을 매각하고 손실을 메우기 위해 자본을 조달할 것을 자문했다.
SVB는 골드만삭스의 조언대로 매도가능증권을 손해를 보고 팔았다. 시장은 이 소식을 엄청난 악재로 받아들였다. SVB의 자본 건전성 우려가 커지자 예금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발생했다.
이후 SVB로부터 싼값에 매도가능증권을 사들인 곳이 다름 아닌 골드만삭스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매입 금액은 214억5000만달러로 장부가치보다 10% 이상 할인됐다. 골드만삭스는 SVB 채권 포트폴리오를 지난 3월 매입한 후 매각하기 시작했고, 전부 매각될 때까지 5000만달러(650억원) 미만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SVB 파산 이후 미국 예금보험공사(FDIC)가 예금 전액을 보호하겠다고 발표한 데다 퍼스트시티즌스은행이 SVB 인수를 결정하면서 SVB의 채권 가격은 올랐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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